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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뤽 고다르

고다르는 부유한 파리지앵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고다르에게 독일의 낭만시와 프랑스 소설들을 읽게 했다. 2차 대전 중에는 스위스의 가족 저택에서 지내다가 전쟁이 끝난 후 파리로 돌아왔다.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고다르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중심으로 한 영화 클럽에 가입했다.

 

그곳에서 프랑수아 트뤼포와 클로드 샤브롤, 앙드레 바쟁, 에릭 로메로 같은 사람들을 만나 영화에 대해 토론을 많이 했다. 그들은 3년간 약 2천여 편이 넘는 영화를 보면서 열띤 토론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분석과 생각을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했다.

 

그렇게 영화 잡지에 평론을 쓰면서 고다르는 자연히 영화를 만들 생각을 품게 되었다. 1954년에 첫 영화 콘크리트 작전(Operation Beton)을 찍었다. 자신이 영화를 찍을 때를 대비해 연습용으로 만든 것이라 댐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건설일을 보여주는 정도지만, 자세히 보면 그 이후 나온 수많은 영화들에서 보이는 고다르 특유의 이야기와 편집 방식의 기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1960년에서 1968년까지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화를 14편 정도 만들었지만, 수익을 가져온 건 하나도 없었다. 프랑스는 예술을 중요시하는 나라라 영화감독들에게 재정 지원을 해줬다.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쿠엔틴 타란티노 수준의 충격적인 데뷔를 한 뒤에는 수많은 영화를 발표했다. 대본 없이 찍었으며, 점프컷을 자주 사용한 걸로 유명하다.

 

장 뤽 고다르

 

그는 초창기에는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 영향을 받은 듯한 스토리와 파격적인 연출의 영화를 찍었다면, 이후 영화는 마르크스주의와 68운동에 경도되면서도 팝 아트적인 스타일리시를 공유하는 영화를 찍었다. 한동안 정치적인 문제에 몰두했으나 다시 상업 영화계로 돌아와 그 후에는 보다 예술성에 경도된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다르는 현대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영화란 "현실,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문학과는 다른, 또한 다른 예술 장르와는 구별되어야 할 고유의 장르"라는 개념에 충실했다. 고다르는 영화사에 가장 강한 혁명을 보여준 사람이다.

 

  경멸

이탈리아의 영화 제작자 카를로 폰티는 고다르에게 공동 작업 가능성을 타진했고, 고다르는 모라비아의 소설 '경멸(Il disprezzo)'를 각색해 김노박과 프랭크 시나트라를 주연으로 할 것을 제안했지만 제안받은 두 사람은 이를 거절했다. 폰티는 소피아 로렌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를 제안했지만 이번에는 고다르는 거절했다.

 

결국 브리지트 바르도가 최종적으로 선택되어 영화 제작이 이루어졌다. 영화 제작비의 절반이 바르도의 출연료였다고 한다. 주연 브리지트 바르도가 당시 세계적인 스타였기에 그녀를 찍으려는 파파라치들이 촬영 중에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들어 촬영하는 데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고다르는 이 영화에서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소외감을 전달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이트 앤 사운드 평론가 콜린 맥케이브는 경멸을 "전후 유럽에서 제작된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택시 드라이버 코멘터리에서 경멸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고다르 영화라고 밝혔다.

 

 

  경멸》의 줄거리

로마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프랑스의 젊은 극작가 폴 자발은 저속한 미국 제작자 제레미 프로코쉬로부터 독일 감독 프리츠 랑의 오디세이를 스크린에 옮기는 각본을 다시 작업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폴의 아내 카미유 자발은 프로젝트 첫날 시네치타에서 그와 함께한다. 첫 번째 논의가 끝나자 프로코쉬는 제작진을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하고 카밀에게 자신의 2인승 스포츠카에 태워주겠다고 제안한다. 카밀은 이 제안을 거절하려 하지만, 폴은 순순히 물러나 택시를 타고 가버리고 카밀과 프로코쉬 둘만 남게 된다. 

 

폴은 30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을 따라잡으며 교통사고로 인해 늦어졌다고 설명한다. 카밀은 불안해하며 그의 정직함을 의심하고 그가 프로코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그녀를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카밀은 폴이 프로코쉬의 비서인 프란체스카를 더듬는 모습을 보고 불안감이 더욱 커진다. 아파트로 돌아온 폴과 카밀은 프로젝트 시작 후 몇 시간 동안 둘 사이에 생긴 미묘한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카밀은 당황한 남편에게 갑자기 더 이상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한다.

 

프로코쉬와 랭은 호머의 작품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놓고 갈등을 겪게 되는데, 독일 감독과 프랑스 각본가, 미국 프로듀서 간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교착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 프란체스카는 모든 대화를 중재하는 통역사 역할을 한다. 폴이 오디세우스가 실제로 아내의 외도 때문에 집을 떠났다고 주장하며 프로코쉬의 편을 들자, 카밀은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게 된다. 그녀는 일부러 프로코쉬의 품에 안기도록 허락하고, 이어진 대결에서 자신을 프로코쉬에게 물물교환했기 때문에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 경멸로 바뀌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폴은 프로코쉬의 제안을 거부하며 영화와의 관계를 끊고 카프리를 떠나겠다고 하지만, 그녀는 마음을 바꾸지 않은 채, 로마로 간다는 제작자 프로코쉬의 차를 타고 함께 로마로 떠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동차 사고로 카밀과 프로코쉬가 사망한 후 폴은 카프리를 떠나 극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랭은 오디세우스 영화 작업을 계속한다.

 

폴 : "왜 나를 경멸하지?"

카밀 : "대답 안 할 거야... 죽는 한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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