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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의 끝' 혹은 '마지막 숨'

1959년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감독의 장편 영화 《네 멋대로 해라》는 프랑스어 원제가 《A bout de souffle》였다. 그 의미를 그대로 살린 영어 제목이 《Breathless》로 영화 마지막 순간의 주인공의 모습을 강조한 듯한 제목이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1962년에 개봉될 당시 《네 멋대로 해라》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이것은 1960년 일본 개봉 제목인 《勝手にしやがれ(멋대로 해라)》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었다.

이 영화는 신문 기사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폴 벨몽드와 진 세버그(Jean Seberg)가 연기하는 영화 속 캐릭터는 실제로 Michel Portail과 그의 미국인 여자친구이자 저널리스트인 Beverly Lynette를 기반으로 한다. 1952년 11월 Portail은 Le Havre에 있는 아픈 어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차를 훔쳤고 결국 Grimberg라는 오토바이 경찰을 살해했다. 

 

저예산으로 촬영한 《A bout de souffle》는 파리에서 개봉되었는데 4주 만에 259,046장의 티켓을 판매했고 최종 이익은 투자 금액의 50배에 달할 정도로 대성공이었다. 이렇게 고다르의 첫 장편 영화 《네 멋대로 해라》는 누벨 바그의 기념비적 영화가 되었다.

 

《네 멋대로 해라》의 원래 아이디어는 동료였던 프랑수아 트뤼포에게서 나왔다고 한다. 그 아이디어로 영화 제작을 시도하다 지지부진하는 것을 고다르가 맡아 완성한 셈이다. 고다르는 일관된 주제와 의미를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는 영화에서 오직 자유와 반항을 추구하면서 기존 영화판의 뒤엎은 것이었다. 그런 고다르를 일컬어 어떤 이는 ‘영화판의 밥 딜런’이라고 칭송했다. 또 어떤 사람은 ‘천재 아니면 미친놈’라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견주기도 한다. 같은 누벨바그 세대 감독인 클로드 샤브롤은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후 “고다르가 미친 줄 알았다”라고 동료 감독에게 말했다고 한다.

 

주인공 미셀이 죽는 장면은 참 인상적이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보며 ‘역겹다’는 말을 내뱉은 후 자기 손으로 스스로 눈을 감겨 버리면서 숨을 거둔다. 자신의 죽음의 시점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이 설정은 꽤나 파격적이었다..

 

장 뤽 고다르는 세팅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필름을 싫어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영화는 삶의 반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스튜디오에서 만든 영화는 삶의 연장선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핸드 헬드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누볐고 트래킹쇼트를 위해 촬영기사를 휠체어에 태워 뒤에서 밀면서 촬영하기도 했다. 촬영한 분량이 길어지면 상영시간 단축을 위해 일부 장면들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잘라 붙였다. 이런 것들이 개연성 없는 급격한 장면전환을 불러오는, 이른바 ‘점프 컷(Jump Cut)'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했다. 


고다르는 영화 거의 모든 부분을 조명 없이 야외촬영으로 했고, 실제로 영화 속에는 시민들이 촬영 카메라를 쳐다보느라 가던 길을 멈추고 기웃거리는 모습이 여과 없이 보인다. 그런가 하면 배우가 영화 초반부에서 카메라를 쳐다보며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고다르는 기존의 영화 언어들을 거부하며 이른바 ‘제 멋대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영화문법들은 당시로선 모두 기상천외한 것이었다. ‘고다르주의(Godarism)’라는 말이 생겨났고 평론가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고다르 영화에 환호한 것은 아니다. 고다르의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리 친절한 편이 못된다. 고다르는 ‘이야기’보다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여긴 인물이다. 그래서 고다르는 등장인물의 행위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인색하다. 그러니 대사는 맥락이 없고 잡담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시공간의 연속성이 끊기고 플롯은 비약적인 전개로 관객을 당황하게 한다. 그의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관객은 ‘이게 무슨 의미지?’라고 반문하게 되는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의 줄거리

장 폴 벨몽드가 연기하는 미셀은 자유를 추구하는 도시의 무법자다. 갱스터무비의 주인공 험프리 보가트를 흠모하지만 실상은 남의 차를 훔친 뒤 암시장에 내다팔아 연명하는 도시 건달이다. 심지어 그는 여자 친구의 지갑에서 몰래 돈을 훔치고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사람에게 린치를 가해 지갑을 털고, 택시요금을 떼먹기도 한다. 

마르세이유의 어느 거리. 미셀은 오늘도 여자 친구가 망을 봐 주는 사이 남의 차를 훔친다. 미셀은 범행을 도와준 여자 친구는 놔두고 훔친 차를 타고 달아난다. 콧노래를 부르며 목적지인 파리를 행해 국도를 달린다. 거기 미셀의 미국인 유학생인 여자 친구가 있었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던 미셀은 차 안에 있던 권총을 발견한다. 한껏 흥이 오른 그는 권총으로 눈부신 태양을 겨누며 쏘는 시늉을 한다. 미셀은 앞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빌빌대자 난폭하게 차선을 위반하며 앞질러간다. 그때 지켜보고 있던 경찰 오토바이가 미셀의 뒤를 쫓는다.

미셀은 추격에서 벗어나려고 잠시 옆길로 새서 차를 세우지만 경찰은 이내 그를 찾아낸다. 미셀은 엉겹결에 있던 권총으로 경관을 살해하고 만다. 미셀은 훔친 차도 버리고 벌판을 가로질러 도주한다.

파리로 도착한 미셀은 거리에서 신문을 팔고 있는 애인 페트리샤를 발견한다. 니스에서 며칠 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던 미셀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오는 길에 살인을 저지른 미셀은 그녀에게 함께 로마로 가자고 채근한다.

 


마르세이유의 어느 거리. 미셀은 오늘도 여자 친구가 망을 봐 주는 사이 남의 차를 훔친다. 미셀은 범행을 도와준 여자 친구는 놔두고 훔친 차를 타고 달아난다. 콧노래를 부르며 목적지인 파리를 행해 국도를 달린다. 거기 미셀의 미국인 유학생인 여자 친구가 있었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던 미셀은 차 안에 있던 권총을 발견한다. 한껏 흥이 오른 그는 권총으로 눈부신 태양을 겨누며 쏘는 시늉을 한다. 미셀은 앞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빌빌대자 난폭하게 차선을 위반하며 앞질러간다. 그때 지켜보고 있던 경찰 오토바이가 미셀의 뒤를 쫓는다.

미셀은 추격에서 벗어나려고 잠시 옆길로 새서 차를 세우지만 경찰은 이내 그를 찾아낸다. 미셀은 엉겹결에 있던 권총으로 경관을 살해하고 만다. 미셀은 훔친 차도 버리고 벌판을 가로질러 도주한다.

파리로 도착한 미셀은 거리에서 신문을 팔고 있는 애인 페트리샤를 발견한다. 니스에서 며칠 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던 미셀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오는 길에 살인을 저지른 미셀은 그녀에게 함께 로마로 가자고 채근한다.

유학생 페트리샤는 신문을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포부가 있다. 그녀는 소르본 대학에 가야 집에서 돈을 대준다며 미셀의 제의를 거절한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이 신문에 났는지 궁금한 미셀은 가판대의 신문을 사서 읽으며 신경을 쓴다. 페트리샤와 데이트를 약속하고 미셀은 받을 돈이 있는 이탈리아인 안토니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여행사에 근무하는 친구를 찾아간다. 미셀이 친구를 만나고 돌아간 직후 형사들이 여행사에 들이닥친다. 

주머니가 빈털털이인 미셀은 페트리샤에게 저녁을 사겠다고 큰소리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사람을 린치하고 지갑을 턴다.

미셀은 “너 없인 살 수 없다”며 페트리샤에게 같이 있어 달라고 조른다. 그러나 페트리샤는 그와의 데이트를 뒤로하고 일감을 얻기 위해 언론사 기자를 만나러 간다. 페트리샤의 뒤를 밟은 미셀은 페트리샤가 기자와 진한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훔쳐본다. 


다음 날, 호텔로 돌아온 페트리샤는 주인도 없는 방에서 웃통을 벗고 침대에 누워있는 미셀을 본다. 페트리샤는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지만 미셀은 그녀에게 “너 없인 못산다. 같이 자고 싶다”며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나 페트리샤는 미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에 확신이 서지 않아 머뭇거린다. 그녀는 속삭이듯 말한다. “내가 널 사랑하는지 아직 모르겠어. 내가 너의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두 사람은 호텔방에 머무는 동안 의미 없는 잡담으로 시간을 보낸다. 페트리샤는 자신이 임신을 했고 아마도 미셀의 아이를 가진 것 같다고 말한다. 

한편 경찰은 집요하게 미셀을 추적한다. 형사들은 페트리샤를 찾아와 미셀의 행방을 추궁하며 미셀이 나타나면 연락하라고 전화 번호를 준다. 페트리샤는 어느덧 미셀의 차량절도에도 같이 관여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신문과 거리 전광판에는 미셀의 체포가 임박했다는 기사가 퍼져나간다.

안토니오에게 돈을 받기 위해 친구 애인의 집에서 하루를 보낸 미셀과 페트리샤. 아침에 페트리샤는 밖에 나갔다가 상점에 들러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미셀이 숨어있는 곳을 알려준다.


페트리샤가 돌아오자 미셀은 돈을 받으면 즉시 떠나자고 말한다. 더 이상 어쩔 수 없어 페트리샤는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털어놓는다. 소리치는 미셀에게 페트리샤는 “널 사랑하는지 확인하려고 같이 지냈지만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 널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전화한 거야”라고 말한다. 

미셀은 드디어 안토니오를 만나 돈 가방을 받는다. 미셀이 애인이 배신했다는 사실을 말하자 안토니오는 어서 차에 오르라고 권한다. 그러나 미셀은 거절한다. 안토니오가 건네는 권총도 뿌리친다. 그때 형사들이 현장에 도착해 미셀에게 총을 겨눈다.


급해진 안토니오는 돌아서는 미셀에게 권총을 던져주고 차를 몰아 떠나려고 한다. 미셀은 땅에 떨어진 권총을 주워 안토니오에게 돌려주려 한다. 미셀이 저항하는 것으로 오인한 형사들은 미셀에게 총을 쏜다. 미셀은 총을 맞은 채 비틀거리며 거리를 뛰어간다. 페트리샤는 미셀의 뒤를 쫓아간다.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휘청거리며 힘들게 걸음을 내딛던 미셀은 큰 길에 이르러 그 자리에 고꾸라진다.

쓰러져 괴로워하는 미셀. 페트리샤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내려다본다. 마지막 숨을 몰아가던 미셀은 그녀에게 “진짜 역겨워!”라는 말을 내뱉고 자신의 손으로 눈을 내려 감기고 숨을 거둔다. 페트리샤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지금 그가 뭐라 말했냐고 묻는다. 그러자 “아가씨가 정말 역겹답니다.”라는 답을 듣는다. 페트리샤는 “역겹다는 게 무슨 뜻이죠?”라며 되묻고는 그 자리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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