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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리 채플린과 유성영화 시대의 개막

1931년에 개봉된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City Lights)는 무성 영화다, 그 무렵의 영화계 상황은 유성 영화가 막 등장하는 시점이었다. 유성 영화라는 것은 주인공의 목소리가 영화와 함께 나오는 영화인데, 1927년에 바이타폰이라는 새로운 녹음장치가 개발되면서 워너브라더스 영화사에서 최초로 주인공의 목소리를 영화 속에 집어넣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유성 영화 시대를 연 재즈 싱어》(The Jazz Singer, 1927)가 바로 그 영화다.

 

 

 

그런데 1927년으로부터 4년이 지난 1931년에 개봉된 《시티 라이트》가  무성영화라는 것은 유성 영화의 큰 인기에 채플린이 반발했던 데에 기인했다. 무성영화 시대의 다소 과장됐지만 그만큼 풍부하고 감수성 있는 몸짓 연기를 사랑했던 채플린은 "영화는 끝났다. 더 이상 사람들은 상상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영화계 은퇴 선언을 한다. (그 후 다시 복귀하지만.)

 

실제로 《황금광 시대》와 같은 채플린의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채플린 특유의 영화적 색채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1927년 이후로 많은 배우들이 연기와 발성이 함께 이루어지는 영화 방식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가 유성영화와 도저히 어울리지 못해 반강제적으로 영화계를 떠나야 했다.

 

물론 채플린도 시대의 흐름을 더 이상은 거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무성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시티 라이트》 이후 1936년에 개봉한 《모던 타임스》에서 채플린은 조금씩 유성영화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시작했고, 1940년에 개봉한 《위대한 독재자》는 드디어 유성영화로 제작되었다. 

 

결국 1952년에 《라임라이트》와 같은 영화사에 빛나는 걸작을 만들었지만,  《라임라이트》의 마지막 장면처럼 찰리 채플린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를 소개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시티 라이트》의 첫 시사회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까지 참석했고 찰리 채플린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았다. 《시티 라이트》는 찰리 채플린 영화 중 최초로 사운드트랙이 쓰인 작품이다. 대사는 없고 음악이 깔린다.

 

 

  《시티 라이트》 줄거리

어느날 도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동상이 시민들을 위해 공개된다. 동상을 감싸 두르고 있던 천이 벗겨지면서 드디어 동상이 공개되는데... 동상 위에는 떠돌이 부랑자(찰리 채플린 역)가 누워서 자고 있다.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빨리 내려오라고 소리치며 난리가 난다. 겨우겨우 일어난 떠돌이는 동상에서 내려와 다시 길을 걸어간다.

 

떠돌이는 길가에서 어느 꽃 파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여인은 아름다웠지만 가난하고 게다가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다. 그는 유일하게 남은 동전으로 여인이 파는 꽃을 사며 꽃 파는 여인에게 연민을 느낀다. 꽃 파는 여인은 길가에서 한 부자가 택시를 타는 소리를 들으면서 떠돌이를 부자로 오해한다. 그 사실을 눈치채고 떠돌이는 자신은 가난한 떠돌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자리를 피한다. 

 

 

집에 돌아온 여인은 자신에게 돈을 주고 꽃을 산 남자에 대하여 생각한다. 한편 밤이 되자 떠돌이는 어느 강가를 가다가 돌에 밧줄을 매달고 그 밧줄을 목에 걸고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백만장자를 발견한다. 떠돌이는 내일이 되면 새가 노래할 것이라며 그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 삶을 직시하라고 타이른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강물에 빠지기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백만장자와 친해진다.

 

백만장자는 떠돌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롤스로이스를 타고 두 사람은 고급 식당에 갔다가 돌아오며 차가 좋다는 떠돌이에게 차를 가지라고 준다. 떠돌이는 꽃을 사자고 말하고 백만장자에게 돈을 받아 들고 꽃 파는 여인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여인이 가지고 있던 꽃을 몽땅 사면서 거스름돈도 받지 않는다. 떠돌이는 그녀를 데리고 백만장자 집 앞으로 가서 집사에게 꽃을 건네며 말한다. "이 꽃을 안에 들여놓게. 곧 돌아오겠네."

 

떠돌이는 백만장자인 체하며 여인을 롤스로이스에 태워 집으로 데려다준다. 다음날 술에서 깬 백만장자는 떠돌이를 인간보다 못한 취급을 하며 쫓아낸다. 그러다가 술이 취하면 떠돌이를 다시 친구로 대하고 같은 침대에서 자게 하고 또 술이 깨면 내쫓는다. 그러는 사이에 백만장자는 유럽 여행을 간다.

 

떠돌이는 여인의 집으로 가서 신문을 보지 못하는 여인에게 신문을 읽어주다 어느 병원에서 눈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발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에게 돈을 마련해 주려고 일을 한다. 그러나 청소부 일을 해도 권투 선수를 해도 돈이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백만장자와 우연히 만난다. 이 백만장자는 다행히도 술에 취해 있어서 떠돌이가 여인의 사정을 말하자 그는 떠돌이 친구를 위해 거금을 준다.

 

백만장자는 집에서 강도들에게 몽둥이로 맞고 떠돌이는 그 사건의 강도로 몰린다. 백만장자는 다시 술에서 깨버려 떠돌이는 경찰들의 눈을 피해 도망간다. 도망간 떠돌이는 여인에게 치료비를 주고 거리를 방황하다가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고 만다.


몇 년 후, 여인은 치료를 받은 다음에 할머니와 같이 꽃가게를 열면서 행복하게 산다. 여인은 자신의 은인인 떠돌이를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꽃집에 오는 부자들 중에 은인이 있을 까봐 계속 지켜본다. 한편 감옥에서 나온 떠돌이는 훨씬 더 가난해져서 거리를 돌다 우연히 여인을 보고 활짝 웃는다. 여인은 떠돌이를 불쌍한 거지로 생각하여 돈을 주고 행복하게 보내려다가 자신이 생각한 거지가 자신의 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떠돌이는 여인이 준 꽃을 물면서 활짝 웃으면서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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