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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요 - 인간 영혼의 풍경화

이 영화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소련 이외 지역에서 감독 제작한 첫 번째 영화다. 대부분의 대화는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다. 처음에 영화 제목은 Viaggio in Italia(Voyage)였는데 로셀리니(Roberto Rossellini) 감독의 영화 Journey to Italy (1954)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다른 것을 찾다가 결국 Nostalghia 로 결정됐다고 한다. 이탈리아 국영 텔레비전과 프랑스 영화사 Gaumont는 이탈리아에서 영화를 완성하고 대본에서 일부 러시아 장면을 잘라내는 동시에 이탈리아의 다른 장면을 위해 러시아 장소를 재현했다. 

고향에 대한 향수에 사로잡힌 러시아 시인이 이탈리아를 방문하여, 특정 미션을 수행해야만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노인과 만나며 전개되는 내용이다. 원제는 러시아어로 노스탈기야(Ностальгия)이고, 영어로는 노스탤지어(nostalgia)인데 1996년 동숭시네마텍에서 개봉할 때는 노스텔지어(nostalghia)로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아래 사진 참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감독과 공동각본을 맡았다. 제36회 칸 영화제(1983)에서 로베르 브레송과 함께 감독상을 공동수상했다.  

 

 

  노스텔지어 줄거리 - 두 개의 촛불

러시아의 시인 안드레이 코르차코프는 18세기에 이탈리아로 유학 온 러시아의 한 음악가의 생애를 연구하기 위해 토스카나를 방문한다. 그 음악가 파벨 소스노프스키는 러시아에서 노예의 신분이었으나 지주의 후원을 받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고향을 잊지 못하던 그는 러시아로 되돌아가면 다시 노예의 신분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귀향을 결심하고 그 이후에는 러시아에서 술에 찌들어 살다가 자살한다. 

안드레이 코르차코프는 그 작곡가의 전기를 쓰기 위해 통역을 맡아줄 유제니아와 동행하여 소스노프스키가 머물렀던 온천 마을로 향한다. 

소스노프스키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던 코르차코프 역시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끊임없이 향수에 시달린다. 영화 초반부에 희미한 안개에 싸여있는 듯한 분위기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도중에 흑백 화면의 고향 풍경들이 삽입되면서 비현실적이고 몽롱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인물들의 발걸음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카메라와 느리게 촬영한 고향의 장면들, 오랜 세월의 비바람에 퇴색한 듯 색깔이 거의 날아가버린 현재의 화면들은 애타는 향수에 젖어있는 한 러시아 시인의 고독한 내면을 담담하게 드러내 보인다. 

안드레이는 통역을 맡은 이탈리아 여인 '유제니아'의 안내를 받으며 음악가 소스노프스키의 여정을 돼 밟는데, 러시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유제니아는 그를 유혹하지만 안드레이 코르차코프에게 있어서 그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만 한다. 

어느 날 유제니아와 함께 성 카타리나 온천 주변을 산책하던 코르차코프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도미니코를 만난다. 세계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으며 아내와 아이들을 집에 가두고 은둔 생활을 하던 그는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후에도 여전히 인류를 구원할 방법을 생각하며 홀로 지내고 있었다.

 

 

그는 곧 세상의 종말이 오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희생되어야 하며,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은 동시에 두 곳에서 불을 밝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이전에 촛불을 들고 온천장을 건너려다가 사람들로부터 미친 사람으로 낙인찍혀 그 의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코르차코프는 강한 호기심을 갖고 만나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코르차코프를 사랑하는 유제니아는 도미니코에게 집착하는 코르차코프를 힘들어하며 그와 다툰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타오르는 두 개의 불꽃. 도미니코롤 찾아간 코르차코프에게 도미니코는 또 다른 하나의 불을 밝혀줄 것을 부탁한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촛불을 켜고 뜨거운 물, 성 카타리나 온천을 건너야 한다며 그 일을 코르차코프에게 부탁한다. 자신은 로마에서 해야 할 또 다른 일이 있다고 한다. 안드레이 코르차코프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고통을 느끼며 이탈리아의 여행을 끝내고 러시아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안드레이와 다툰 유제니아가 떠나고 난 얼마 후 도미니코도 카타리나 마을에서 자취를 감춘다. 그들이 떠난 빈자리에서 잠시 머물던 코르차코프도 마을을 떠나려는 순간, 로마로 간 유제니아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그녀의 전갈로 안드레이 코르차코프는 도미니코가 로마의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며칠째 인류의 구원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마의 광장에서 도미니코는 이 세상은 다시 구원되어야 한다는 말을 남긴 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분신자살을 한다. 그러나 그의 순교를 장엄하게 할 음악도 기계 고장으로 끊기게 되고 불이 붙은 채 동상에서 떨어져 바닥에 뒹구는 도미니코의 주변에는 군중들의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시선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이어 코르차코프는 말라버린 카타리나 온천에 있다. 온천 끝에서 끝으로 작은 촛불 하나를 켜서 조심스럽게 옮기고 있다. 촛불을 옮기다가 바람에 실패하고, 또 이어서 실패하고... 세 번째로 간신히 성공하는 코르차코프의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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