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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책이 사라진 세상
이 영화는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디스토피아 소설 《화씨 451》을 바탕으로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이 1966년에 만든 작품이다. 화씨 451도는 '책이 불타기 시작하는 온도'를 상징한다. 책이 금지된 미래를 배경으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사라져 가는 정신적 유산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스카 베르너가 연기한 주인공 몬태그는 정부의 지식 탄압에 맞춰 책을 찾아 불태우는 임무를 맡은 소방관이다. 《닥터 지바고》의 주인공 줄리 크리스티(Julie Christie)도 이 영화에 출연한다. 트뤼포의 각색은 브래드버리의 주제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영화적 감성을 불어넣는다. 이 영화는 트뤼포의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줄거리 - 북 피플이 사는 마을
주인공 가이 몬태그는 숨겨진 책을 적발하고 화염방사기로 불태우는 방화사(fireman)다. 여느 때처럼 퇴근길에 오른 그는 어느 날 모노레일에서 클라리스라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조금씩 흔들리게 된다. 그녀는 몬태그가 다른 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몬태그는 일요일에는 밀러를, 화요일에는 톨스토이, 수요일에는 월트 휘트먼, 금요일에는 포크너, 토요일 일요일에는 쇼펜하우어와 사르트르를 태운다면서 책을 재가 되게 태우는 자신의 일과 그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는다. 책에는 너무 헛소리가 가득하고 재미도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클라리스는 그럼 그렇게 위험한데 왜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책을 읽느냐고, 당신은 그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그녀를 만나 나눈 이야기가 끈이 되어 몬태그는 조금씩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첫날 헤어지면서 그녀가 한 말... 당신은 당신이 태운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나요?... 그날 밤 몬태그는 집 현관 환풍구에 숨겨둔 책을 꺼내 밤새 읽는다. 찰스 디킨즈가 쓴 《데이비드 카퍼필드》.
어느 날 몬태그는 동료들과 함께 불을 지르러 한 집으로 출동한다. 다락방과 곳곳에 숨겨져 있는 책을 전부 꺼내 불태우게 되는데, 그 집에 있던 노파는 자기 책과 이별하느니 그 책과 함께 불타 죽겠다고 말한다. 서장이 노파에게 집과 함께 불타 죽게 놔둘 것이라는 통보에도 집에 남겠다는 노파의 외침. 노파는 결국 성냥을 그어 책 더미에 불을 붙이고 집과 함께 타 죽는다.
몬태그는 집에 놀러 온 아내의 친구들 앞에서 책에 대한 불손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그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예전부터 책을 빼돌려 현관 통풍구에 숨겨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내는 몬태그에게 저 책이랑은 같이 못 산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만난 클라리스는 삼촌이 잡혀갔다는 사실을 몬태그에게 알린다. 그리고 삼촌이 잡혀가면 찾아가라는 곳, 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 증기기관차 철길까지 가면, 거기서 계속 가면 '북 피플'이 사는 곳이 나온다고 말해준다. 책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스스로 책이 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소방서에 간 몬태그는 일을 그만두고 내일부터 나오지 않겠다고 서장에게 말한다. 서장은 대원들 앞에서 자신을 실망시키지 말라며 이번 한 번만 출동하고 그다음엔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특별상황이라고 말하며 어디로 가는지도 알리지 않고 출발하는데 몬태그는 곧 이들의 목적지가 자신의 집이라는 걸 알게 된다. 집을 떠난 아내가 그를 밀고한 것이었다.
망연자실한 몬태그 앞에서 동료들은 집구석구석에서 책을 찾아낸다. 서장은 몬태그의 집이니 몬태그가 해야 할 것 같다며 화염방사기를 그에게 준다. 그는 책이 아니라 침실이며 거실의 TV에 불을 지르기 시작하고 서장은 책만 태우리고 명령한다. 그리고 그에게 권총을 겨누며 체포하려 하자 몬태그는 서장에게 화염방사기를 휘두른다, 그리고 도망친다.
살인자로 수배된 몬태그는 클라리스가 말한 '북 피플'이 사는 마을을 찾아간다.
그 마을에는 사람들이 전부 책 이름으로 불린다. 권력자들이 책을 불태우지 못하게 자신의 책을 먹어버린 사람들이다.
"저는 장 폴 사르트르의 《유대인 문제》예요, 반가워요."
"저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예요"
"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에요."
그들은 자신의 책을 외우고 태워버린다. 그리고 아무도 못 찾을 곳에 보관한다. 자신의 머릿속에.
아래 사진은 호수 가에서 걸어 다니며 책을 외우고 있는 주인공. 몬태그와 클라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