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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Vertigo,1958) 개요
프레드 히치콕이 1958년에 제작한 《현기증》은 부알로-나르스작(Boileau-Narcejac) 콤비의 소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D'entre les morts)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은퇴한 형사 존 퍼거슨이 친구 개빈 엘스터의 부탁으로, 그의 아내 매들린을 미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언급이 되는 걸작이다. 킴 노박과 제임스 스튜어트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줄거리
영화는 주인공 퍼거슨 형사와 그의 동료가 깜깜한 밤중에 건물 옥상을 가로질러 도망가는 범인을 쫓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다가 맞은편 지붕으로 건너뛰던 주인공은 그만 미끄러져 간신히 지붕 가장자리를 붙잡게 된다. 동료 경관이 되돌아와 퍼거슨을 구하려고 노력하다가 동료는 미끄러져 떨어져 죽는다. 이 사건으로 인해 충격을 받아 심한 트라우마를 겪는 주인공은 높은 곳에 올라가면 현기증이 나는 고소공포증을 앓게 되고 결국 경찰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던 중, 오랜 친구 개빈을 만나게 되는데 이런저런 얘기 끝에 개빈은 자기 아내를 미행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거절하고 대신 탐정을 고용하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과거의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지를 물으며 개빈은 아내가 유령에 씐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에게 가 보라고 말하자 개빈은 아내가 가끔 무슨 말을 하려다가도 침묵을 지키는가 하면 눈이 흐릿해져 멍해지고 자기 앞에 있는 남편이 아니라 저 멀리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말한다. 아무리 불러도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려 해맑게 웃으며 언제 정신이 나갔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어디 갔었는지 물어보니 금문교 공원 호수에 갔었다고 말하는데 차의 주행기록은 94마일을 움직인 거로 나온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겠다고 말한다. 개빈은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아내를 감시하는 것부터 하자고 부탁하고, 퍼거슨은 결국 그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퍼거슨은 개빈의 아내 매들린을 미행하기 시작한다. 그녀를 쫓는 동안 그는 매들린이 유령에 씐 것처럼 보이는 여러 상황을 마주한다. 그러던 중에 퍼거슨은 금문교 아래 강가에서 메들린이 강에 꽃을 뿌리는 걸 지켜보다가 갑자기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발견하고 같이 물에 뛰어들어 매들린을 구한다. 그리고 물에 젖은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고 갈아입을 옷을 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퍼거슨은 정신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들린의 증상을 조사하려 하지만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느덧 매들린과 사랑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퍼거슨은 매들린을 유령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매들린은 교회 종탑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퍼거슨은 고소공포증 때문에 종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매들린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 이로 인한 충격과 죄책감으로 완전히 폐인이 되어버린 퍼거슨은 한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퇴원 후에도 퍼거슨은 매들린에 대한 추억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매들린과 똑같이 생긴 주디라는 여성을 만나고 환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퍼거슨이 죽은 줄 알고 있었던 사람은 실은 주디였다. 이 모든 것은 그의 친구 개빈의 음모였다.
개빈의 계획은 퍼거슨이 고소공포증 때문에 종탑에 오르지 못할 것을 알고, 아내와 똑같이 생긴 주디에게 아내인 척하고 유령에 홀린 것처럼 행동하게 한 다음 이미 죽은 아내의 시신을 종탑에서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주디는 모든 관심이 죽은 아내에게 쏠려 있을 때 몰래 빠져나가고 퍼거슨을 아내의 죽음에 대한 목격자로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빈이 예상하지 못한 한 가지 변수는 주디도 퍼거슨과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점이었다.
결국 주디는 이 모든 음모를 비밀에 부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퍼거슨은 죽은 매들린에 집착하며 주디를 사랑하는 매들린과 똑같이 보이게 하려고 매들린의 옷과 헤어스타일을 강요한다. 퍼거슨의 집착을 거부할 수 없었던 주디는 퍼거슨의 지시를 따르고 자신이 연기했던 매들린처럼 옷을 입어야만 했다.
하지만 없어야 할 매들린의 목걸이를 주디가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자 퍼거슨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챈다. 퍼거슨은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며 주디를 종탑 꼭대기로 끌고 가서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물어본다. 그의 사나운 태도에 당황한 주디는 입맞춤으로 그의 입을 가리지만, 갑자기 수녀가 나타나는 바람에 놀란 주디는 그만 종탑에서 추락하고 만다. 놀란 수녀가 종탑의 종을 울리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